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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권리금 협상 결렬되자 ‘공실’로 “임대인이 3억 원 배상하라”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6-08-04 16:01
조회
61

[판결][단독] 권리금 협상 결렬되자 ‘공실’로 “임대인이 3억 원 배상하라”

 

  • 법률신문 안재명 기자
  • 입력 2026.07.04 05:00

 

상가 임대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보상 협의를 하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뒤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비워두겠다”며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했더라도, 기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데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6월 25일 임차인 A 씨가 임대인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2026다202880)에서 B 씨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B 씨가 A 씨에게 3억1,6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권리금은 기존 임차인이 쌓아온 단골, 입지상 이점, 영업 노하우, 시설 등을 새 임차인에게 넘기면서 받는 돈이다. 

 

[사실관계]


임차인 A 씨는 수도권의 한 상가에서 약 11년 동안 약국을 운영했다. 임대차 종료를 앞둔 2023년 4월 임대인 B 씨는 A 씨에게 “상가를 직접 사용할 예정”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새 임차인이 나타나더라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힌 것이다.

 

임차인 A 씨는 같은 해 5월 새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 권리금 7억6,300만 원의 권리금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임대인 B 씨는 같은 해 6월 다시 새 임차인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혔다. 이후 A 씨와 B 씨 측은 권리금 보상 문제를 두고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임대인 B 씨는 결국 같은 해 7월 A 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며 새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했다. 실제로 B 씨는 임대차 종료 후에도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비워뒀다.

 

A 씨는 2024년 B 씨가 이미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뒤에야 공실을 이유로 내세웠다며 소송을 냈다. 감정 결과 임대차 종료 당시 이 상가의 권리금은 3억1,600만 원으로 평가됐다. B 씨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상가임대차법 규정에 따라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공실로 유지했다는 이유였다.

 

[쟁점]


임대인이 권리금 협의를 먼저 진행한 뒤 뒤늦게 ‘1년 6개월 공실’ 사유를 내세운 경우에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가 쟁점이 됐다. 상가임대차법은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임대인이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법원 판단]


1심은 B 씨가 A 씨에게 3억1,6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B 씨가 2023년 7월 보낸 “1년 6개월 이상 공실로 유지하겠다”는 통지를 별개의 새로운 거절로 보지 않았다. 

이미 임대차 종료 6개월 이내인 그해 6월 새 임차인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고, 7월 통지는 거절 사유를 나중에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B 씨가 2023년 6월 협상 당시 이미 ‘1년 6개월 공실’ 규정의 법적 효과를 알고 있었는데도 그때는 이를 이유로 들지 않은 점 △1년 6개월 동안 상가를 비워둘 경우 발생하는 차임 손실보다 권리금 배상책임을 피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컸던 점 △공실 통지 이후에도 B 씨가 A 씨를 상대로 상가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직접 사용 의사를 보인 정황이 있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판단도 1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본안 판단 없이 B 씨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대리인 의견]


B 씨의 소송대리인 김경우(사법연수원 44기) 법무법인 한일 변호사는 “협상 없이 처음부터 ‘1년 6개월 공실’을 이유로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임차인과 권리금 보상 협의를 했다는 이유로 책임이 인정된다면, 앞으로 임대인을 자문하는 변호사로서는 1년 6개월 공실 규정을 적용받기 위해 권리금 보상 협의를 하지 말라고 조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리금 보상액이 1년 6개월 동안 상가를 비워두며 잃는 임대료보다 크다면, 임대인은 처음부터 협의하지 않고 곧바로 공실 통보를 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임차인은 권리금 일부라도 회수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상가를 떠나야 하고, 상가도 장기간 비게 돼 사회적으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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