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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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남향'인 줄 알고 산 아파트가 '북동향'… "중개사 책임 60%, 본인 책임 40%"
남향 아파트란 부동산 중개사의 말을 믿고 고가에 아파트를 샀는데 실제로는 북동향이었다면 책임은 누가 얼마나 져야 할까.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던 이모씨는 지난해 4월 같은 단지 내 다른 동으로 이사를 하려고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 이씨는 공인중개사 2명이 '남향'이라고 소개해 준 아파트를 10억원에 사들였다.
해당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9억5000만원이었지만 남향이라는 말에 5000만원이 더 비싼 것도 감수했다. 매매계약 체결 당시 작성된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도 '남서향'이라고 돼 있었다.
그런데 이씨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난 뒤에야 뒤늦게 자신이 구입한 아파트가 북동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계약 체결전에 집을 구경하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이 아파트가 북서향인줄 몰랐던 것이다. 그는 "공인중개사들이 잘못 알려준 바람에 5000만원을 손해봤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이씨 본인에게도 40%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단독 이지현 판사는 이씨가 이 아파트 매매를 중개한 공인중개사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288886)에서 "피고들은 이씨에게 손해액의 60%인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중개인들이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날인을 했고 이 사건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도 있다"며 "이씨에게 아파트 방향을 잘못 설명했거나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관련 사항을 잘못 기재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판사는 "이씨가 매매계약 체결 전 동일한 단지 내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계약 체결전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남향이 아니란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던 사정이 있었다"며 "이씨의 잘못이 손해의 발생과 확대의 원인이 돼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신지민 기자 shinji@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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